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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독서노트2026.06.1815분 읽기

최고를 가른 건 재능이 아니라, 끝내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을 끝내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의실에 원장님 두 분이 앉아 있던 장면을 자주 떠올립니다.

같은 상권, 비슷한 규모, 강사 수도 엇비슷한 두 학원이었습니다. 어느 강사를 재계약할지, 새 교재로 바꿀지, 셔틀 노선을 늘릴지. 한 원장님은 그 자리에서 "그럼 이렇게 갑니다" 하고 끝을 냈습니다. 다른 원장님은 "조금만 더 보고요", "직원들 의견도 들어보고요" 하며 안건을 다음 달로 넘겼습니다. 둘 다 성실했고, 둘 다 똑똑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나자 두 학원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그 차이를 '운'이나 '판단력'의 문제로 봤습니다. 그런데 팀 그로버의 『멘탈리티』를 읽고 나서, 그게 전혀 다른 것이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로버는 마이클 조던을 15년간, 코비 브라이언트와 드웨인 웨이드를 그 곁에서 단련시킨 트레이너입니다. 1989년, 무명이던 그는 조던에게 '30일만 맡겨 달라'는 제안서 한 장을 들고 다가갔다고 합니다. 그 30일이 15년이 됐습니다. 시카고에서 엘리트 선수 훈련 센터를 운영하며 그가 20년 넘게 곁에서 지켜본 것은, 누가 정상에 오르고 누가 그 아래 머무는가였습니다. 이 책은 그 관찰의 기록입니다.

제가 처음에 기대한 건 또 한 권의 '동기부여 책'이었습니다. 조던처럼 독하게 살라는 채찍질, 한계를 넘으라는 구호 같은 것이요. 그런데 그로버는 책 첫머리에서 그 기대를 정면으로 깨버립니다. "이 책의 목적은 동기부여가 아니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건, 이미 동기부여가 됐다는 뜻이다." 동기부여는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 결승선에서 누가 갈리느냐. 그 질문에 답하려고 그는, 책을 쓰기 전엔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다는 사적인 분류 하나를 꺼냅니다.

그가 본 사람은 세 부류였습니다. 쿨러, 클로저, 클리너.

쿨러는 좋은 인재입니다. 지시를 기다리고 리더를 따릅니다. 일은 잘하지만 압박이 과해지면 결정을 남에게 떠넘깁니다. 클로저는 그보다 탁월합니다. 큰 압박을 감당하고, 정확한 임무를 받으면 기어이 해냅니다. 다만 예기치 못한 상황 앞에서는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클리너가 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사람. 문제가 터지면 "내가 처리할게"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로버는 한 집단에 클리너는 있을까 말까라고 합니다. 대부분은 쿨러고, 클로저는 그보다 적고, 클리너는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 셋을 가르는 장면을 그로버는 농구 코트로 보여줍니다. 경기 막판, 한 점 차 승부의 마지막 슛 상황. 쿨러는 그 슛을 꺼립니다. 클로저는 가능성이 충분하면 던집니다. 클리너는 던질지 말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던집니다. 그리고 그는 한 줄을 덧붙입니다. 클로저는 기회가 왔을 때 이기지만, 클리너는 그 기회를 만든다고요.

저는 이 대목에서 그 회의실 두 원장님이 또렷이 겹쳐 보였습니다. 결정을 다음 달로 넘기던 원장님은 자질이 모자란 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클로저였습니다. 답이 명확한 일은 누구보다 잘 해내지만, 답이 안 보이는 일 앞에서는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동의를 기다렸습니다. 반면 "이렇게 갑니다" 하고 끝을 내던 원장님은, 정보가 부족한 채로도 일단 결정을 자기 손으로 닫았습니다. 틀린 결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그 틀린 결정조차 빠르게 자기가 책임지고 고쳤습니다. 그로버의 분류로 보니, 두 학원의 격차는 능력 차이가 아니라 결정을 누구의 손에 두느냐의 차이였습니다.

여기서 이 책을 다른 자기계발서와 가르는 한 수가 나옵니다. 우리가 익히 듣는 조언은 "네 일을 사랑하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지치지 않고 멀리 간다는 거죠. 그런데 그로버는 클리너를 설명하면서 정반대를 말합니다. 클리너를 다른 경쟁자와 구분 짓는 단 하나는 **'성공 중독'**이라는 겁니다. 성공의 흥분을 손에 넣는 순간, 그 흥분은 곧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서 클리너는 또 다른 성공을 곧장 갈망합니다. 무엇을 먹든 한 시간 안에 다시 허기를 느끼는 사람처럼요. 그로버의 표현이 날카롭습니다. 클리너는 도전의 과정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끝의 결과를 사랑하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다고요.

이건 '일을 사랑하라'는 통념을 거꾸로 뒤집습니다. 사랑은 곧 만족인데, 클리너는 좀처럼 만족하지 않으니까요. 그로버가 본 최고들은 일이 즐거워서 계속한 사람이 아니라, 이만하면 됐다는 느낌이 한 번도 오래 머물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워런 버핏이 1958년에 3만 1500달러를 주고 산 집에 지금도 산다는 일화를 그가 든 것도 그래서입니다. 화려함이 아니라, 만족하지 않는 사람 특유의 실리. 그로버가 클리너로 꼽은 명단에는 빌 게이츠, 말년의 스티브 잡스, 그리고 흥미롭게도 **"손님 주문을 다 기억하는 웨이터", "모든 학생이 이해할 때까지 가르치는 교사"**가 함께 있습니다. 클리너는 스포츠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원장님이라면 이 지점에서 자신을 탓하기 쉽습니다. 나는 왜 조던 같은 독기가 없을까, 결정 앞에서 자꾸 미루는 걸 보니 사장 그릇이 아닌가 봐. 저도 오래 그렇게 저를 탓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알려준 재구성은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클리너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자세입니다. 그로버는 재능도, 지능도, 재력도 클리너의 요건이 아니라고 못 박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원하는 자리로 어떻게든 올라가 그 수준을 유지하려는 끝없는 본능적 욕구뿐이라고요. 결정을 미루는 건 원장님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결정을 자기 손에 두는 습관을 아직 들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여기서 원장님께 렌즈 하나를 바꿔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보통 학원의 성패를 '실력'의 문제로 봅니다. 더 좋은 강사, 더 좋은 커리큘럼, 더 좋은 시설. 그런데 그로버식으로 보면, 그 모든 자원을 가지고도 똑같이 갈리는 지점은 결정을 누가 닫느냐입니다. 같은 안건을 두고, 직원에게 떠넘기는 학원(쿨러), 답이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학원(클로저), 정보가 모자란 채로도 일단 자기가 닫고 책임지는 학원(클리너). 1년 뒤 가장 멀리 가 있는 곳은 가장 똑똑한 곳이 아니라, 결정의 무게를 가장 빨리 자기 어깨에 올린 곳이었습니다. 제가 15년간 본 오래가는 학원들의 공통점이 정확히 이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늘 옳아서 살아남은 게 아닙니다. 틀려도 자기가 결정하고, 틀린 걸 빨리 자기가 고쳤기 때문에 살아남았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핵심 장면 하나가 오래 남습니다. 부상으로 흔들리던 한 스타 선수에게 그로버가 건넨 말은 길지 않았습니다. 단 두 마디, "생각하지 마."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머리로 계산하는 대신 몸에 새긴 본능을 믿고 몰입 상태로 들어가라는 겁니다. 막판 슛을 던질지 말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클리너의 모습과 같은 결입니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결정 앞에서 자꾸 머리가 복잡해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묵직합니다.

물론 이 책의 한계도 솔직히 말씀드려야겠습니다. 그로버가 그리는 클리너에게는 **"길들여지지 않는 어둠"**이 있습니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도 된다는 태도를, 그는 사과 없이 제시합니다. 직원과 오래 함께 가야 하고, 학부모와 신뢰로 묶이는 학원에 이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위험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져올 것은 그 거친 태도의 디테일이 아니라, 결정을 자기 손에 두는 자세 하나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덧붙이면, 제가 이번에 깊이 읽은 것은 세 부류를 가르는 큰 프레임까지입니다. 그로버는 클리너를 규정하는 열세 가지 특성을 한 장씩 따로 풀어내는데, 그 본문은 그 자체로 또 한 번의 독서를 부릅니다. 압박을 즐기는 법,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아는 법, 실패를 실패로 여기지 않는 법. 결정이 늘 무거운 원장님이라면 거기서 더 길어 올릴 게 많을 겁니다.

저는 이 책을 덮고 나서, 회의 자리에서 제 자신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결정을 미룰 때마다 '신중한 거야'라고 저를 다독였습니다. 지금은 먼저 묻습니다. 나는 지금 답을 기다리는 건가, 아니면 결정을 떠넘기는 건가. 답을 기다리는 거라면 더 기다립니다. 떠넘기는 거라면, 부족한 정보를 안고서라도 그 자리에서 끝을 냅니다. 그리고 틀리면 빨리 제 손으로 고칩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결정을 제 어깨에 올리기 시작하자 다음 달로 넘어가는 안건이 확 줄었습니다.

최고를 가른 건 재능이 아니었습니다. 끝내 만족하지 않고, 결정을 끝까지 자기 손으로 닫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번 주, 다음 달로 미뤄둔 안건 하나만 종이에 적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옆에 적어볼 건 단 한 줄입니다. 이건 더 기다릴 일인가, 아니면 지금 내가 끝낼 일인가.


멘탈리티 — RELENTLESS: From Good to Great to Unstoppable
팀 그로버(Tim S. Grover)·샤리 웽크 저
푸른숲 · 2022

"최고를 가른 건 재능이 아니라, 끝내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을 끝내는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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