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규칙들이 떠돕니다.
"저품질에 걸리면 끝이다." "하루 한 개씩 정확히 같은 시간에 올려야 한다." "공용 와이파이 말고 깨끗한 IP에서 써야 한다." "글을 수정하면 안 된다." 누가 처음 한 말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어디서 들었는데"로 시작해서, 옆 원장에게서 옆 원장에게로 전해집니다. 저도 한동안 그 말들을 정설로 알고 살았습니다. 오타가 난 글을 수정도 못 하고 그냥 둔 적도 있습니다. 수정하면 불이익이라고 들었으니까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 규칙들의 공통점을 알았습니다. 전부 전해 들은 말, 즉 전언(傳言)이라는 것. 그리고 정작 그 규칙을 만들었다는 당사자는, 그런 규칙을 만든 적이 없다고 자기 손으로 적어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 자료의 정체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시중의 상위노출 강의 대부분은 누군가가 "나는 이렇게 했더니 되더라"를 정리한 경험담입니다. 잘 쓰인 것도 있습니다. 제가 전에 읽은 한 전자책은 떠도는 비법을 비웃으며 "검증되는 건 네이버가 특허로 공개한 문서뿐이니, 비법 말고 원리의 출처로 내려가라"고 했습니다. 좋은 충고였습니다. 그런데 그 책조차 결국은 출처를 가리키는 해설서였지, 출처 본인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그 출처 본인입니다. 네이버가 자사 공식 블로그 네 곳에 직접 쓴 글 약 6,000개를 모아 정리한 1차 자료입니다. 비유하자면, 판례를 풀어 쓴 해설서가 아니라 판사가 직접 쓴 판결문을 펴는 일입니다. 소문으로 전해진 사장의 방침이 아니라, 사장이 게시판에 직접 붙인 공지문을 읽는 일이고요. 전언과 친서(親書)의 차이. 이 차이가 책 전체의 무게를 바꿉니다.
그 친서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무엇이었을까요. 비법 전수가 아니었습니다. 떠도는 단어들을 자기 입으로 부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네이버는 분명히 적습니다. 최적화 블로그, 저품질 블로그, 3페이지 블로그, 블로그 지수, 안드로메다 블로그 — 이 말들은 전부 자기들이 만든 개념이 아니라 항간에서 생겨난 모호한 표현이라고요. 그러고는 전해 듣던 규칙을 한 줄씩 거짓으로 판정합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매일 올려야 한다? 오히려 기계처럼 일정하면 어뷰징으로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유입 수 500명을 지켜야 풀린다? 그런 특정 숫자 기준은 없습니다. 깨끗한 IP에서 써야 한다? 정상적으로 글 쓰는 사람은 IP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글 수정·붙여넣기·카테고리 이동이 불이익이다? 아닙니다. 방문자가 갑자기 늘면 벌을 받는다? 작성자가 제어할 수 없는 지표의 급변은 순위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전언으로 들으면 무서운 금기였던 것들이, 당사자의 친서 앞에서는 한 줄짜리 오해로 정리됩니다. 저는 이 목록을 읽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떨던 처벌 규정들이, 규칙을 만든 사람의 손글씨에는 아예 없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친서가 진짜로 적어 둔 원리는 무엇일까요. 어려운 이름이 나옵니다. 씨랭크(CRank), 다이아(D.I.A.). 외우실 필요는 없고, 여기서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누가 이 말을 하고 있느냐입니다. 전해 들은 추측이 아니라 당사자의 진술이라는 것.
당사자가 진술하는 첫째 원리는, 검색이 글이 아니라 그 글을 쓴 사람의 이력을 본다는 것입니다. 한 분야를 꾸준히 깊게 다뤄온 사람인지를 봅니다. 이걸 네이버는 한 문장으로 적어 둡니다. "열 개의 일상 글보다, 전문성을 살린 한 개의 글." 우리는 보통 거꾸로 합니다. 저품질이 무섭다는 전언에 떠밀려, 일단 매일 뭐라도 올리자며 점심 사진까지 올립니다. 그런데 당사자의 진술에 따르면, 그렇게 잡다해질수록 "이 사람이 무슨 분야의 전문가인지" 판단이 흐려집니다. 한 우물을 판 사람의 추천서가, 여기저기 손댄 사람의 두꺼운 포트폴리오보다 그 분야에서 위로 올라갑니다. 떠도는 비법은 "매일 올려라"였지만, 당사자의 한 줄은 "한 분야의 신뢰를 쌓아라"였습니다. 정반대입니다.
둘째 원리도 추측이 아니라 진술이라 무게가 다릅니다. 네이버는 직접 겪지 않은 글, 업체 원고를 받아 마치 체험한 듯 올린 글은 순위가 내려간다고 못 박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게 아니라 수치까지 공개합니다. 경험과 의도를 강화한 버전에서 의도가 반영된 검색 결과는 기존보다 평균 18.3퍼센트 높은 반응을 얻었고, 시술이나 시공 비용처럼 진짜 경험이 담긴 문서는 그 차이가 50퍼센트를 넘었다고요. 어디서 들은 "후기는 많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당사자가 자기 데이터를 꺼내 보이며 "겪지 않은 후기는 우리가 끌어내린다"고 적은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원장님이 진짜 가져가실 것이 보입니다. 그 "저품질에 걸렸다"는 한숨의 정체입니다. 전언의 세계에서 저품질은 알고리즘이 내린 처벌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규칙을 어겨 벌점을 받은 것이고요. 그런데 친서의 세계에서 저품질이라는 처벌 항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부분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은 단 하나, "오래 방치하면 그 주제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으나, 다시 꾸준히 운영하면 회복된다"뿐입니다. 처벌이 아니라, 쌓다 만 신뢰가 흐릿해진 흔적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노출 순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으로 계산될 뿐, 개별 글의 순위를 사람이 손으로 조정하지 않는다고 책은 거듭 적습니다. 우리가 비위를 거슬렀을까 봐 떨던 그 심판관은, 전언 속에만 살아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책하실 일이 아닙니다. 원장님이 규칙을 어긴 게 아니라, 누군가의 전언을 규칙으로 믿고 혼자 떨었던 것뿐입니다. 떠도는 비법은 비법이 아니라 전언이었고, 전언은 당사자가 직접 써 둔 한 줄 앞에서 힘을 잃습니다.
이 친서에는 제가 여기 옮기지 않은 진술이 더 있습니다. 한 가지만 문을 열어 두겠습니다. 네이버는 이제 검색 결과를 글 하나하나 줄 세우는 방식에서, 의도별 '서랍'으로 나눠 보여주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적습니다. '캠핑'을 검색하면 캠핑요리·캠핑용품·캠핑장 서랍으로 갈라지는 식이죠. 인기 키워드 1등 글만 노출되던 구조가, 수많은 서랍별로 가장 어울리는 글을 따로 꺼내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진술입니다. 작은 학원에 이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검색이 '찾아주기'를 넘어 '먼저 갖다주기'로 어떻게 진화하는지는, 친서의 뒷장에서 당사자의 말로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요약해 옮기는 순간 그것도 또 하나의 전언이 될 테니까요.
물론 이 책을 덮으셔도 될 분도 있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자료는 네이버가 펴낸 단행본이 아니라 네이버 공식 글을 제3자가 모아 편집한 것이고, 정리 시점이 2024년 초입니다. 친서라 해도 어제 쓴 친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알고리즘은 그 뒤로도 계속 바뀌었을 테니, 책에 적힌 세부 수치나 화면 모습을 법칙처럼 외우면 우리가 비웃던 전언 외우기를 똑같이 반복하게 됩니다. 또 후반부 여러 챕터는 네이버 공지 화면을 캡처해 붙인 구성이라, 잘 다듬어진 한 권을 기대하면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변하는 건 로직의 이름과 화면이고, 변하지 않는 건 출처의 신뢰도·문서의 정보성·사용자의 만족도라는 세 축입니다. 외우실 건 수치가 아니라 이 세 축입니다.
저는 이 책을 덮고, 그동안 머릿속에 적어 둔 비법 목록을 지웠습니다. '저품질'이라는 단어부터 지웠습니다. 만든 적도 없는 사람이 만든 적 없다고 친히 적어 두었는데, 제가 더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그날 이후로 저는 누가 "어디서 들었는데"로 운을 떼면 한 가지를 먼저 묻습니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당사자입니까, 아니면 또 전해 들은 사람입니까." 전언과 친서를 구분하기 시작하자, 학원 일의 절반쯤은 어깨에서 내려갔습니다. 검색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 매뉴얼 — NAVER Algorithm Manual B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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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공식 블로그 글 편집본 (편집·재구성: 제3자) |
| 2024년 초 정리 |